친구를 위해 큐피드가 된 보라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보라(한효주)의 아빠는 눈 내리는 겨울 눈을 쓸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보라에게 온 우편물을 받는다. 곧장 보라에게 전화를 하고, 사진을 보냅니다. 보라는 아빠가 보내준 사진 속의 우편물을 보고 과거를 회상합니다.
1999년 청주, 영화의 주인공인 딸인 보라(김유정)는 연두(노윤서)는 둘도 없는 절친입니다. 연두는 심장 수술 치료를 위해 미국에 가야 했지만, 세탁소에서 만난 한 남학생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의 교복의 명찰에는 백현진(박정우)이라고 적혀있었고. 연두는 그 남학생 때문에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보라는 연두 대신 그 남자에 대해 알아보고 메일을 써주기로 약속을 합니다.
입학식 첫날, 그 애가 타고 다닌다는 버스를 타게 되고 넘어질 뻔한 보라를 한 남학생이 도와줍니다. 그 학생의 명찰에는 백현진이라 적혀 있습니다. 보라는 현진을 조사하게 되는데, 키, 좋아하는 음료, 신발 사이즈, 좋아하는 운동 그리고 늘 함께 다니는 친구 한 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현진과 친구의 대화를 몰래 듣게 되고 그들이 방송반 동아리에 들어가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보라 또한 방송반을 지원하지만, 현진이 없는 방송반에 들어갑니다. 실망을 하지만 그곳에는 현진의 단짝 풍운호(변우석)가 있었고, 운호와 친해져서 현진을 더 알기로 합니다.
보라는 현진의 삐삐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설문조사 직원으로 목소리를 변조하여 전화를 하지만 바로 들켜버립니다. 운호는 야한 비디오를 빌려주면 번호를 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지품 검사 시간에 선생님께 야한 비디오를 걸려서 벌을 받습니다. 운호는 미안했는지 현진을 비디오 가게의 회원 가입을 시켜 번호를 알게 해 줍니다. 보라와 운호는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보라는 운호에게 마음이 생깁니다.
어느 날, 현진과 운호는 싸움에 말려들게 되었고, 태권도를 배운 보라가 그들을 도와줍니다. 그 과정에서 보라는 다리를 다쳤고, 현진은 미안해하며 사귀자고 말을 합니다. 고백을 받은 보라는 난감해 하며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모든 것이 잘 못 되었다"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 보라는 운호를 점점 더 좋아하게 되는데, 보라는 운호, 현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연두에게 보냅니다. 그렇게 여름 방학이 되고 운호와 보라는 서로가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연두가 미국에서 돌아왔고 보라와 연두는 포옹을 하며 펑펑 웁니다.
"모든 것이 잘 못 되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연두가 첫눈에 반한 남자는 현진이 아니라 운호였습니다. 그날 운호가 현진의 교복을 빌려 입고 세탁소에 가게 된 것입니다. 보라는 사실대로 말하려 하지만 연두를 위해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보라는 운호와 데이트를 하기로 하지만 연두를 대신 보냅니다. 보라는 운호를 멀리하기 시작합니다. 함께 놀이동산을 가게 된 보라, 연두, 은호 그리고 현진, 그 속에서 연두는 이상한 기류를 눈치채고 운호와 보라가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운호는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보라와 함께 있고 싶어서 위해 롤러코스터를 타게 됩니다. 그리고 뉴질랜드로 곧 떠난다고 말을 했습니다.
연두는 보라에게 감쪽같이 속였다고 화를 내며 서먹한 관계를 이어 갔습니다. 운호가 떠나는 날, 연두는 사랑보다 보라의 우정을 선택하며 서로의 우정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라에게 어서 운호에게 가보라고 합니다. 보라는 허겁지겁 운호에게 달려갔고 사실은 엄청 좋아했다고 고백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보라는 대학생이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운호의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보라는 은호를 가슴속에 묻어 두었습니다.
성인 된 보라, 우편물에는 어릴 때 운호가 빌려 간 야한 비디오와 청주 아트 뮤지엄 전시회 초대장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운호의 동생을 만났고, 15년 전에 운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집에 돌아온 보라는 비디오를 보는데 운호가 찍었던 영상과 20세기 마지막 날 은호의 새해 인사가 영상이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호는 "21세기의 네가 보고 싶어"라고 인사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감상평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영화의 입지가 점점 커가면서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대감이 생기게 됩니다. 10월 말에 개봉한 20세기 소녀도 그런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김유정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과 편의점 샛별이를 워낙 재미있게 봐서 의심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노윤서 배우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처음 봤는데, 그때도 잠깐이었지만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나서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넷플릭스에 공개되는 날 바로 봤습니다.
응답하라처럼 디테일한 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1999년대 시절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요소들이 꽤 있어 반갑고, 흥미롭다는 생각했습니다. 요즘도 서울에 사는 학생들이 수학여행으로 경주로 오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밑에 지방에 살고 있어서 에버랜드로 갔던 기억이... 아무튼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학생들의 옷차림과 선생님 몰래 술을 먹는 장면들이 옛 기억을 살아나게 해서 좋았습니다. 특히 선생님이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빨리 자라고 했던 장면은 꽤나 그 당시 상황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의 색감을 뿌옇게 처리하여 풋풋하고 아련한 영상미를 잘 보내줬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당연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워낙 배우들이 이쁘고, 잘생겨서 보는 내내 흐뭇하게 봤고, 스토리도 초반부터 결말까지 샛길로 빠지는 거 없이 몰입도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김유정과 공명이 소개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킬링 포인트였습니다. 로맨스 장르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절 풋풋했던 청춘 로맨스와 친구들의 우정과 사랑이 그리우신 분들이라면 20세기 소녀 꼭 감상하기를 추천드립니다.